자작글

삶의 의미

伯泉 2020. 2. 9. 09:21




삶의 의미


            백천 김재근


삼방산  골 사이

쓰러질 듯 피곤에 지친 집 뒤로

하얗게 얼어붙은 배추가 길게 늘어진 밭


살아서도

죽어서도

인정받지 못한 그들에게

시린 눈길을  주던 등 굽은 주인


물오른 나무들도 눈치 보는 꽃샘추위에

혼자서 밭을 갈아 뒤집고 있는


늘 푸른 노송처럼

오롯이 지켜온 고향 흙냄새 향기 배인 삶


온몸으로 지은

분신의 잔재들

아물지 않은 상처에도 바위처럼 침묵하며


또 그 자리에

새로운 봄


생명의 문을 연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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